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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사~어거지 사진
“산은 그 자리에 강은 그 곳에 그대로 흐르게 하라.”

모처럼만에 지리산에 눈 소식이 있다 보니 12일 이른 새벽부터 전화에 메시지 카톡 등
전국에서 이름깨나 있는 진사님들로부터 지리산 눈 소식을 물어 온다.

특히 도사야 토 일은 출사를 잘 안가는 편이다 왜 직장인들 배려도 있지만 좋은 장면을
만난다 해도 복사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그래서 집근처에 맴도는 편인데 오랜만에
눈 소식 때문인지 지인께서 천왕봉 한번만 출사안내부탁이라 거절도 못하고 승낙.

도사 경험으로 보아 썩 좋은 날씨는 아니다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천왕봉으로 갈 수밖에
장터목 대피소에서 지인과 합류 저녁을 간단한 떡국으로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
옆자리 등산객 코골이가 온 산천을 뒤흔들어 놓는다.

수천 번을 대피소에서 잠자리를 해 보았지만 요런 지독한 코골이는 처음이다 한마디로
천둥벼락 치는 소리 보다 더 크다.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어 거실 밖으로 나와 눈을
붙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.

끈 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새벽 5시 지인을 모시고 중봉으로 출발 보통 천왕봉에서
사항을 살피고 사항이 나쁘면 중봉을 포기하는데 오늘따라 저 멀리 운해가 캄캄한 밤하늘
사이로 움직여 중봉으로 방향을 잡는다.

눈 소식은 있었지만 분설 눈이라 바닥에만 쌓여있지 나무 가지에는 붙어 있지 않다 이런
사항도 지리산에서 처음 있는 일 하나하나가 쪽박을 예고한다. 중봉에 도착 사항을 살펴보니
무슨 이런 일이 분명 운해를 보았는데 운해는 온데간데없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맹하고
눈꽃이나 상고대도 피지 않고 저 멀리 미세먼지만 가득.

내 눈이 잘 못된 것도 아닐 터 지인한테 묻는다. 분명 운해를 보지 안했느냐 지인도 보았다 한다.
귀신이 곡할 노릇 뜬 눈 때문인지 눈 속에 미세먼지가 반사 되어 운해로 둔갑을 한 것 같다.

뒤돌아 볼 틈도 없이 곧바로 다시 천왕봉으로 오른다. 분설로 너무 바닥이 미끄러워 이리 저리
처박히고 넘어지고 깨지고 입에서는 하근내을 내 품으며 천왕봉에 다시 올랐다.

누군가 진사한분이 하는 말 울고 싶단다. 모처럼 눈 소식에 그래도 부풀은 꿈을 않고 올랐을 텐데
어찌 이런 현상이 도사야 너무 많이 당해 감각마저 없다.

지인과 도사 갈 길이 틀려 서로 천왕봉에서 헤어지고 난후 도사 정신을 가다듬고 눈으로는 볼 수
없는 내면의 세상을 만들어 렌즈에 담아 본다. 사항이 좋으면 누가 좋은 장면을 담지 못할까
지리산이 생긴 이후 최고의 악조건에서 어거지로 사진을 만들어 담아 보는 하루였다.



  profile_image   작가 : sangol / 지리산도사/김종관
제목 : 도사~어거지 사진
분류 : PHOTO GALLERY
PHOTO HOME : http://photocolor.kr/?sangol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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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it : 179, 작성일 19-01-13 08: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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